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내달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놓고 이견이 재차 노출됐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거취를 결단해야 살 수 있다고 압박한 반면, 친명계는 검찰의 정치 수사에 맞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전날인 28일부터 1박2일간 강원 원주의 한 호텔에서 국회의원 워크숍을 개최했다. 정기국회와 총선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 자리에서 비명계인 설훈 의원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들어 왕비가 됐듯이 본인을 희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반면 친명계 양경숙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당론으로 부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자”는 친명계의 주장에 대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번복하는 당론을 하자고 하면 당은 쑥대밭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아마 그거(체포동의안)를 의원들한테 의사를 묻기에는 면구스러우니까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당론으로 정하자는 뜻인데, 그거야말로 하나마나 한 얘기 아닌가. 그렇게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한 번 뱉은 말은 지키는 게 기본인데, 자꾸 그러니 안 그러니 하면 너무 소모적이고 구차스럽다”고 비판했다.

설 의원의 ‘인당수’ 발언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인뿐만 아니라 당에도 매우 큰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끊어내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거취에 대한) 용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촉하는 의미 아니었겠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런 말(체포동의안 부결)이 나올 때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회기 중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당에서 가결 처리 해주고 영장심사 받겠다’고 정리했어야 했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그거에 대한 일절 반응을 안 보이니까 (부결론이) 자꾸 모락모락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표적인 친명계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대표가) 죄도 없는데 (검찰이) 잡아가려고 하는 것을 방탄이라고 도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무도한 검찰의 폭압 앞에서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전반적인 기류는 어떻나’라는 질문엔 “그런 쪽(부결)으로 많이 가고 있다”고 답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이 대표의 약속이 공허해지지 않겠냐’는 물음엔 “이재명 대표가 ‘비회기 때 쳐라. 당당하게 나가서 영장실질심사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비회기까지 만들었는데 (비회기 때 영장을 치지 않은) 검찰을 비난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총에서도 결의한 것이 뭐냐 하면 정당한 영장청구에 응하겠다는 거다. 이거 누가 봐도 부당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